맑고 푸른 가을날 승연이 유치원에서
운동회가 열렸다.
'영차, 영차, 이겨라! 이겨라!'
우리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닐 때
가을 운동회야 말로 학교에서는 가장 큰 행사였다.
난 열심히 하여 달리기 대회에서 입상하여 상장을 받는 것도 좋았지만
운동회날만 먹을 수 있던 자장면을 더 기다렸다.
운동회가 끝나고 엄마랑 나랑 동생이랑 이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
엄마는 늘 시장옆 허름한 중국집에서 자장면 한그릇을 사주셨다.
'엄마는 배 안 고프니까, 너희들만 먹어.'
'알았어.'
그땐 그말이 진실인 줄 알았는데....
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마음이 아픈 엄마의 모습이다.
지금 난 엄마가 정성껏 마련하신 푸짐한 반찬들을
당연한듯 싸가지고 집으로 가져와 우리 아이들과 신랑에게 먹인다.
엄마에게는 단돈 3000원 하는 자장면도 사드리지 못하면서....
엄마 '죄송해요, 사랑해요.'